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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축제

네팔의 인드라 자트라: 힌두 신화가 살아 숨 쉬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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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의 문화와 종교적 배경

네팔은 아시아 남부에 위치한 내륙국으로, 히말라야 산맥의 웅장한 절경과 다채로운 문화유산으로 유명하다.

면적은 약 14만 7천 제곱킬로미터로, 세계에서 93번째로 큰 나라지만, 다양한 민족과 언어, 종교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있다. 네팔은 북쪽으로 중국(티베트)과 접하고 있으며, 남쪽, 동쪽, 서쪽으로는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오랜 역사 속에서 두 거대 문명의 영향을 받아왔다.

 

특히, 네팔은 힌두교와 불교가 공존하는 독특한 종교적 색채를 지니고 있다.

국토의 약 80%가 힌두교를 믿으며, 나머지 10% 이상은 불교 신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네팔이 인도 대륙과 티베트 불교 문화권의 접경지에 위치한 덕분이다. 네팔은 또한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고타마 싯다르타)의 탄생지로도 유명하다. 룸비니(Lumbini)는 세계적인 불교 성지로,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곳이다.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Kathmandu)는 나라의 정치적, 문화적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네와르(Newar)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카트만두 계곡은 수세기 동안 번영을 누려 왔으며,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다채로운 축제와 의식이 펼쳐지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축제 중 하나가 바로 ‘인드라 자트라(Indra Jatra)’이다.

 

 

 

 

네팔의 인드라 자트라: 힌두 신화가 살아 숨 쉬는 순간

 

 

 

인드라 자트라의 기원과 역사

 

인드라 자트라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매년 열리는 가장 중요한 힌두 및 불교 축제 중 하나이다.

이 축제는 하늘의 신 ‘인드라(Indra)’를 기리는 행사로, 그 기원은 힌두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인드라는 그의 어머니 바수다라(Vasundhara)를 위해 천상의 정원에서 특별한 꽃(파르밧 꽃)을 가져오려 했지만, 지상에서 인간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인간들은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한 채 포로로 삼았고, 이를 알게 된 인드라의 어머니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내려와 사정을 설명했다고 한다. 결국 인드라는 풀려났고, 이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신이 인간들에게 비를 내려주었다고 전해진다.

 

네와르족은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인드라 자트라를 시작했으며, 이후 18세기 말, 네팔의 국왕 프리트비 나라얀 샤(Prithvi Narayan Shah)가 국가적 행사로 격상시키면서 더욱 성대하게 발전하였다.

오늘날 인드라 자트라는 네와르 전통, 네팔 왕국의 역사, 그리고 현대적인 축제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국내외에서 수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쿠마리의 등장과 종교적 의미

 

인드라 자트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는 ‘살아 있는 여신’이라 불리는 쿠마리(Kumari)의 등장이다.

쿠마리는 힌두교와 불교의 전통 속에서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며, 축제 기간 동안 신의 화신으로 숭배된다.

쿠마리는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선택된 어린 소녀로, 그녀는 ‘데비(Devi, 여신)의 현신’으로 간주된다. 쿠마리는 보통 네와르족 출신의 샤카(Sakya) 또는 바즈라차르야(Bajracharya) 계급의 어린 소녀 중에서 신체적으로 완벽한 아이를 뽑아 선정된다. 이들은 특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심지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용기를 시험받기도 한다.

 

축제 기간 동안 쿠마리는 화려한 황금 수레에 올라 도시를 행차하며, 수많은 신도들의 경배를 받는다.

네팔에서 쿠마리는 단순한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국가적인 자부심과도 연결되며, 그녀가 행렬 중 미소를 보이면 축복을 받는다고 믿어진다.

또한, 축제의 다양한 의식에는 불교적 요소도 포함되어 있어, 힌두교와 불교가 공존하는 네팔의 종교적 특성이 잘 드러난다.

 

 

 

 

 

네팔의 인드라 자트라: 힌두 신화가 살아 숨 쉬는 순간

 

 

 전통적인 의식과 화려한 퍼레이드

 

축제의 첫날, 네팔 왕궁 근처에 세워지는 야신 폴(Yosin pole)이라는 거대한 기둥이 행사의 시작을 알린다.

이후 길거리에서는 신을 형상화한 가면 무용과 북소리가 울려 퍼지며, 전통적인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이 축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다양한 신들의 모습을 한 가면 무용수들이 펼치는 전통 공연이다. 특히, 하누만(Hanuman), 바이라브(Bhairab) 등의 신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네팔 신화 속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재현한다.

또한, 신도들이 신들에게 우유, 쌀, 꽃을 바치는 의식도 진행되며, 이러한 행위는 신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인드라 자트라는 단순한 전통 행사가 아니라, 네팔 사회에서 문화적 정체성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년 수천 명의 관광객이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카트만두를 방문하며, 이를 통해 네팔의 관광 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환경 문제를 고려한 친환경적인 축제 운영과 함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홍보도 강화되고 있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축제의 요약

인드라 자트라는 네팔의 역사, 종교,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살아 있는 신화의 순간이다.

힌두 신화 속 인드라와 관련된 전통에서 시작된 이 축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네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또한,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의 존재, 신을 형상화한 가면 무용, 전통적인 퍼레이드와 의식 등은 네팔의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날 인드라 자트라는 네팔 국민들에게는 신과 인간이 교감하는 신성한 행사이자, 외부인들에게는 네팔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유서 깊은 축제가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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